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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31
2006-12-29 12:21:29
송 현
경솔한 학자들 때문에 한글 전용이 늦어지고 있다--고대 김 민수 교수 글 비판
경솔한 학자들 때문에 한글 전용이 늦어지고 있다
■■고대 김민수 교수의 글을 읽고■■


송현(시인. 한글기계회추진회장)


최근 월간 ≪신동아≫란 잡지에 고대 김민수 교수가 발표한 글 가운데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풀어 쓰기를 하지 않는 한 현행 모아 쓰기의 타자기는 용도에는 한계가 있다. 더구나 쌍글자 둘 받침 따위가 어울린 자형은 가히 꼴불견이다. 3벌식 타자기의 한글 자형을 보라. 한글을 사랑하던 마음도 이를 보면 주저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3벌식보다 5벌식은 복잡하나 자형이 나은데, 4벌식으로 표준 자판을 제정 했으니 양쪽의 장점도 잃고 단점을 다 갖춘 기형이 하나 더 생긴 셈이다. 절충이란 원래 그렇지만 이처럼 쓸모 없는 절충은 보기 힘들 것이다.

이 글을 쓴 김 교수는 한마디로 타자기라는 기계가 무엇을 하는 기계인지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이다. 김 교수는 타자기(TYPEWRITER)와 식자 조판 기계(COMPOSER)와의 구별도 못하는 국어학자이다. 국어학자가 한글 기계를 잘 모른다고 나무라는 것을 부당하다고 할지 모르나 어설프게 아는 정도를 가지고 무책임한 소리를 한다는 것은 학자의 바른 태도라고 할 수 없다.

타자기는 펜이나 볼펜을 대신하여 손으로 편지나 기사나 원고를 쓰는 현대인의 필기 도구이다. 손으로 글씨를 쓰는 것보다 빠르고 읽기가 쉽기 때문에 각종 사무실에서는 물론 각 가정에서까지 타자기를 널리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타자기를 쓰는 목적이 어디 있는지는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자형 타령을 하는 사람이라면 틀림없이 원시적인 글자 생활을 하면서 시간을 낭비하는 사람일 것이다.

누구보다 타자기의 사용 목적을 분명히 아는 정인섭 박사는 ■한글 타자기의 생명은 속도에 있고, 글자 모양은 알아볼 수만 있으면 된다■고 주장한 바 있다.(≪국어 음성학 연구≫404쪽)

김 교수는 ■한글 타자의 미운 자형도 소형 컴퓨터로 장차 완미한 경지에 이르겠으나, 비싼 단가가 문제된다■라고 잠꼬대 같은 공상을 발표하였다. 이와 같은 허황한 내용을 경솔하게 발표하거나,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학자들이 있기 때문에 세계에서 으뜸가는 한글이 아직도 제 구실을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한글을 예쁘게 찍을 수 있는 공판 타자기ㆍ사진 식자기ㆍ모노타이프 등의 각종 식자 조판 기계가 개발되어 있다. 이러한 각종 식자 조판 기계의 예쁜 자형을 두고 이보다도 더 예쁜 글씨를 기대하는 김 교수의 욕심은 이해할 수 없다.
현재 소형 컴퓨터의 인자 기구는 일반 사무용 타자기를 이용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인쇄 식자 조판기에 소형 컴퓨터를 결합하여 자동화한 시스템도 개발되어 있다. 이와 같이 현재 개발되어 있는 식자 조판 기계와 또는 이 두 가지를 결합한 기구들의 구분도 못하는 사람이 어떻게 한글 타자의 미운 자형이 소형 컴퓨터로 장차 완미한 경지에 이를 것을 예언할 수 있을 것인가?

이렇게 무책임하고 허황한 소리를 하는 교수가 대학에서 학생들에게 어떻게 가르치는지 궁금하며, 이런 교수에게 배우는 제자들의 처지가 적이 딱도 하다.
과거 50년을 두고 발달해 온 한글 타자기들을 무시하는 태도와 최근 10여년 동안 개발된 식자 조판 기계들과 이 기계의 컴퓨터화된 현실을 도외시하고 장차 무엇이 나올 것같이 공상을 하고 있는 학자들 때문에 한글과 이미 개발되어 있는 한글 기계들이 제구실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김 교수는 자형 운운하고 있는데, 훈민정음이 반포된 때의 한글 글자 모양과 최근의 한글 글자 모양을 서로 비교했을 때, 어떤 차이가 있는가를 알고 있는지? 한글을 로마자와 같은 각종 글자체로 예쁘게 개량하려면 앞으로 얼마만한 세월을 요할 것으로 생각하는가? 그리고 3벌식 한글 타자기가 처음 나왔을 때의 글자 모양과 최근에 개량되어 나온 글자 모양을 서로 비교라도 하여 보았는가?
김 교수가 얼마나 명필인지 몰라도, 김 교수가 볼펜이나 만년필로 쓴 글씨와 3벌식 타자기의 글자 중에 어느 쪽이 쓰는 시간을 절약하고 남이 읽기 쉽고 원고를 신문이나 잡지에 보냈을 때 식자공들이 식자하는 데 빠르고 편리하며 종이를 절약할 것인지 궁금하다.

영문 타자기의 로마자 글자 모양이 인쇄체 비슷하게 나오게 된 것도 260여년이란 긴 세월을 두고 연구 개량한 결과이다. 그러나 이는 값이 비싸서 돈이 많은 기업체에서나, 조판용 또는 사무용으로 쓰일 따름이지, 일반 기업체와 일반인들은 여전히 종래의 타자 글자체의 수동식 타자기를 사용하고 있지 않은가.

■3벌식 타자기의 자형을 보라. 한글을 사랑하던 마음도 이를 보면 주저하지 아니할 자가 없을 것이다■라고 김 교수는 말하였다.
이와 같은 경솔한 악평은 타자기의 사용 목적과 글자 모양에 대한 지식이 없음을 스스로 폭로하는 말이다.

한글 타자기가 수많은 연구가들의 피눈물나는 노력에 의해서, 겨우 50여년의 역사로써 로마자 타자기보다 우수한 타자기를 만들어 낸 위대한 업적에 대한 격려는 고사하고 김 교수는 마치 아직도 쓸 만한 한글 타자기가 한 가지도 없는 양하고 거기다가 실용적인 사진 식자기나 조판 인쇄 기계가 없는 것같이 경솔하게 말하는 것은, 무식하면 용감 하다는 것을 연상하게 한다.

가령 3벌식 타자기만 하더라도, 처음 이 타자기가 나왔을 때는 글자 모양이 밉다는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타자기가 아니라고 하였는데 그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 자판을 수정하고, 자형을 연구한 결과로 과학적이며 가독성이 높은 글자 모양으로 개량되었다. 여기에다 더욱 자형을 다듬어서 발명된 것이 문장용 타자기이다.

이로 말미암아 이제 우리나라도 문단의 타자기 시대의 막이 열리고, 글을 누구보다도 많이 쓴다고 할 수 있는 문인들도 3벌식 문장용 타자기를 위대한 발명이라고 격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는 글자 모양에 대하여 심미적인 가치에 기준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니라, 얼마나 읽기 쉽고, 배우기 쉽고, 종이를 1/5이나 절약하고 또 쓰기 편리한가하는 실용성에 더 가치를 두고 하는 말이다. 마치 의복의 경우에서 볼 때 한복의 모양보다 양복의 실용성 때문에 남녀 노소를 막론하고 주로 양복을 입게 된 것이 현대사회의 흐름이다. 붓으로 쓰던 시대에 살던 사람들의 사고방식으로는 글자의 문제에서도 실용성보다 심미적인 가치를 더 높게 평가하고 있지만 이는 시대에 뒤떨어진 생각이다.

다시 말하면 명절 때나 예식을 할 때 입는 예복과 평상복의 모양이 서로 다른 것같이 타자기의 글자 모양도 이와 같다. 모양을 요하는 조판 타자기와 일반이 두루 쓰는 일반 타자기와는 차이가 있다. 그래서 영문 타자기의 경우도 조판 타자기와 일반 사무용 타자기로 나뉘어져 있다.

로마자 타자기는 약 260년이라는 긴 세월을 두고 개량을 거듭하여 오는 동안 오늘과 같은 글자의 자형으로 발달되고, 이 타자기를 모체로 해서 이에 따르는 각종 기계들이 개발되어 실용화되어 있다. 그런데 이에 반해 우리 한글 타자기의 역사는 불과 50여년밖에 되지 않는 짧은 기간이지만 우리는 실상 로마자 타자기보다 더 우수한 타자기가 개발되어 실용화되고 있다.

글자에 대한 지식이 얕은 우리나라의 일부 학자들은 과학적으로 로마자보다 우수한 한글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또 제대로 알아보려는 관심조차 기울이지 않았기 때문에 한글이 왜 로마자보다 우수한지 아직도 모르고 있다. 이런 사람들과 로마자보다 우수한 한글 타자기를 두고도 천대하고 있는 사람들 때문에 한글 전용과 한글 기계화가 날로 늦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우리나라에는 3벌식ㆍ4벌식ㆍ5벌식 등의 타자기가 쓰여지고 있는데, 이렇게 여러 종류의 타자기가 쓰이고 있다는 것은 국가적으로 여간 큰 손실이 아니다. 왜냐하면 모든 타자기가 하나의 글자판으로 통일이 되어서 코오드가 일원화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것이 이루어지지 않고 날로 혼란에 빠지고 있으니, 이 얼마나 큰 국력의 낭비이며 국가적 손실인가? 우리도 세계적으로 단일 자판으로 통일된 로마자의 기계화와 같이 글자판이 한 가지로 통일이 되어 표준화가 이룩되어야 한다. 그런데 대학의 국어학 교수가 조판용 기계가 아닌 일반 사무용 타자기의 자형 타령이나 일삼는 현실에서는 글자판 통일이 까마득한 일이다.

중공은 벌써 20년 전부터 한문자를 버리고 로마자를 쓰기로 계획을 세우고, 해마다 그 계획대로 착착 진행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로마자보다 우수한 한글을 두고 한문을 혼용하자고 주장하는 학자와 로마자 타자기보다 우수한 한글 타자기를 두고도 자형 타령이나 일삼는 학자들을 볼 때 한심한 마음을 표현할 길이 없다.

한글이 왜 로마자보다 우수하며, 어떤 타자기가 로마자 타자기보다 우수한 타자기인가를 제대로 아는 학자가 많이 나오기까지는 한글 전용도, 글자 생활의 바른 기계화도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을 단언할 수가 있다.

50년 전만 해도 한글은 글자가 아니라고 하던 사람이 많았다. 학자들도 대부분이 한글을 천대하였다. 그러나, 이제는 여러 사람들이 한글을 세계적인 글자라고 칭찬하고 있다. 그 이유는 우수한 한글 기계화의 개발이 내다보이는 데서 힘을 얻은 것으로 믿어진다.

세계적으로 으뜸가는 한글이 어리석은 사람들에 의해서 제 가치를 제때에 인정받지 못하는 수난을 당하였듯이 한글 타자기도 이와 똑같은 수난을 지금도 당하고 있다.

글자 생활 기계화에 대해서 이해를 못하는 사람들과 부질없는 입씨름을 아직도 해야 한다는 것은 개인적으로 국가적으로 여간 불행한 일이 아니며 여간 큰 손실이 아니다. 우리도 하루속히 한문자를 버리고 로마자보다도 우수한 한글을 전용하고, 한글의 고성능 기계화를 이룩하는 길이, 국가와 민족을 크게 번영하게 하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1976. 10. 25≪한글 기계화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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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현 원장 지여처다 인물정보(2009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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